
"보스······? 왜······,"
"잠깐만 기다려. 내가 전화하면 들어와."
리카르도는 어쩔 줄 몰라하는 서진을 막무가내로 문밖에 세워뒀다. 기다려, 하고 다시 한번 단호하게 말하자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차렷 자세로 선다. 귀엽긴. 새어 나오는 웃음을 숨길 생각도 없이 가볍게 터뜨렸다. 착하네. 귓뺨을 한 번 쓰다듬어준 후 현관문을 닫았다.
집안 곳곳에 한 번씩 빠르게 눈길을 준 후 거실 테이블 한 가운데에 놓인 향초에 라이터로 불을 켰다. 온통 캄캄하던 집 안이 은은한 불빛으로 가득 차 일렁였다. 일을 할 때도 이렇게 여러 번 점검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제 생일도 아닌데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심장이 뛰었다. 소파에 놓인 고깔모자를 머리에 비껴쓰고 시계를 확인했다.
4월 13일, 23시 59분.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는군. 중얼거리곤 단축 번호 0번을 길게 누른 후 휴대폰을 귀에 붙인다.
"이제 들어와."
["네······!"]
겨우 한 음절에 허락 받아 기쁘다는 감정을 이렇게까지 실을 수 있는 것도 재주라고 생각하며 리카르도는 자세를 바로 했다. 현관문이 빠끔히 열리며 서진이 고개를 먼저 들이밀었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턴테이블에서는 때마침 너를 축복한다는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바깥 바람에 촛불이 일렁이며 집 안을 어루만졌다. 눈을 크게 뜬 채로 거실 가운데에 선 저를 마주하다, 이내 울 것처럼 일그러지는 연인의 얼굴을 보며 저는 활짝 웃었다.
"생일 축하한다, 한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