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야 하는 물건이 있다면 선택지 중 가장 좋은 것으로.
리카르도의 단순한 소비 생활은 이 대명제 아래 작동했다. 이 가장 좋은 물건을 고르는 과정에서 검색엔진의 추천도 적잖게 받았었으나, 서진의 생일 선물만큼은 '20대 남자 선물' 같은 성의 없는 검색어로 결정하고 싶지 않았다. 연인이 받고 가장 기뻐할 만한······.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은 리카르도가 미간을 쥐어짰다. 서진이 좋아하는 것······ 커피, 그리고 나?
나라니.
손바닥으로 제 양 뺨을 한 번 짝 때리고 후자의 선택지를 지워버렸다. 목에 리본을 매고 내가 네 선물이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남은 쪽은 커피였다. 커피······. 이쪽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저는 서진만큼 커피에 대해 잘 알지 못 했기에 괜히 부족한 식견으로 원두를 선물했다가 낭패를 볼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장비는 어떤가? 커피를 잘 내린다며 서진이 유난히 좋아하던 카페에 놓인 커피머신이 생각났다. 그런 건 가게용인가? 집에도 들일 수 있는 반자동 기계라든가.
아, 그래. 지갑도 바꿔줘야지. 구두도······, 얼마 전에 괜찮은 아이템도 보았는데.
불과 몇 분 전 무엇을 안겨줄지 몰라 고민하던 것이 무색하게도 후보들이 연이어 떠올랐다. 이러다 세상이라도 쥐여주겠다 싶어, 처음 떠오른 두 가지에 먼저 동그라미를 쳤다. 이번에는 이 정도만. 앞으로 함께 할 날들이 수없이 많으니 다른 선물은 천천히 건네면 되리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서진은 제 반려가 된 이상 받는 데 익숙해져야만 했다.
